토세명인(12) : 법륜 즉문즉설, 그 실효는 무엇일까?
의제) 법륜 즉문즉설의 소통편에서 다룬 사례를 소개합니다. 소개된 사례를 바탕으로 법륜의 즉문즉설이 일상 생활 갈등에 어떻게 접근하며, 그 접근 방식이 가지는 장단점이 무엇인지 논의하고자 합니다.
사례 1)
한 여성은 소통이 어려운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오랜 세월 참고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인 남편의 태도에 지쳐 분노와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이 관계를 끝까지 잘 버텨낼 수 있을지 법륜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법륜은 먼저 남편이 의뢰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지 묻고, 이어서 의뢰인 자신은 남편의 말을 잘 들어주는지 되물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괜한 언쟁이 생길까 봐 대화를 피하거나 인정 아닌 인정을 하며 넘긴다고 답했습니다.
법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통이 어려운 사람은 남편이 아니라 바로 의뢰인에게 있습니다. 소통이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싸울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 남편과의 대면을 피하는 것은 오히려 남편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남편이 내 말을 듣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그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준다면 그것이 소통입니다.
참는다는 것은 ‘내가 옳다’ 라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수행에는 참음이 없어야 합니다. 옳고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서로 다를 뿐입니다. 싸우거나 헤어지거나 참고 살지 않으려면, 나를 괴롭히지 않기 위해서 라도 상대가 옳다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내가 틀리고 그가 맞다’는 뜻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해의 태도입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적절히 비켜가는 지혜가 있어야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변화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릅니다.”
사례2)
32세 여성이 부모님 댁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부모님과의 소통이 어려워 부딪힘이 자주 일어난다고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법륜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의뢰인이 말하는 소통은 소통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독재’입니다. 진정한 소통에서는 부딪힘이 생기지 않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것이 소통의 기본입니다. 자식이 부모의 말을 듣는 것이지, 부모가 자식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싫다면 독립하면 됩니다.”
이어 의뢰인은 자신을 향하지 않은 것임에도 어머니의 짜증에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법륜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자신의 집에서 짜증 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부모님의 생활에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알아서 잘하면 어머니의 잔소리가 사라집니다. 어머니가 딸을 신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콩쥐’ 의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일종의 방 값입니다. 그게 싫다면 그 집에서 나오면 됩니다.”
사례3)
대학생 아들과의 대화가 단절된 부모가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피하고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법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먼저, 내가 내 필요에 따라 아이를 대하고 있는지, 아니면 아이의 필요에 따라 응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또, 평소 듣기보다 말하는 편은 아닌지, 아이의 말을 자르고 본인의 주장을 앞세우지 않았는지도 돌아봐야 합니다.
자녀가 부모와 상의를 하기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답을 찾는 것은, 부모가 그렇게 살아온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아내나 부모님과 늘 상의했습니까? ‘상의했다’는 것도 결국 본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혼자 결정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면 아이도 그렇게 배웠을 겁니다.
아이에 대한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한 것은 본인이고 그것은 본인의 문제입니다. 함께 사는 이상, 자녀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간섭하지 말고 존중해야 합니다.”
사례4)
29년 차 맞벌이 남성이 아내와의 소통 문제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직장에서 늘 2인자의 위치로 일해왔고, 가정에서도 보호 받고 존중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며, 오히려 남편을 천대 한다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법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아내에게 의지합니까? 부모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나요? 아내에게 의지할수록 남편을 남자가 아닌 큰아들로 봅니다. 남편이 존경의 대상으로 충족되지 않기에 아내가 법륜에게 열광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다섯 가지를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그중 한두 가지로 만족해야 합니다. 반대로 상대에게 다섯 가지를 요구 받으면 다 들어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은 일상화 되기에 요구가 많아지면 더 힘들어집니다.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면 됩니다. 정토회에 다니는 아내라면 이미 출구가 열려 있는 사람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날 수도 있습니다. 남자가 목에 힘주고 살면 늙어서 힘들어집니다. 오기를 부리기보다는 순종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