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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안에 갇힌 자>

 

우연찮게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요가를 하는 순간마다 몸의 타자성을 통감한다. 앞서 달아나는 마음과 달리 몸은 뒷전이다. 걷기를 운동 삼아 했었지만 무색하다. 혼자 하는 운동은 제 몸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접하면서 타자성의 체험은 확장된다. 살과 뼈와 근육으로 구성된 몸을 넘어 단단히 굳은 버릇까지로 나아간다.

쓰이지 않던 근육의 움직임으로 몸의 상태를 알아가듯, 메타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때 제 안에 갇힌 모습을 대면하게 된다. 실력 없음을 인정하는 것은 다음 지점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바싹 마른 나무는 장작에 불과하지만 약간의 물기가 더해진다면 생명체의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물기가 마른 나무를 생신(生新)하게 살려내듯, 작고 하찮은 반걸음일지라도 그것은 한 존재의 정신을 그윽하게 만든다. 종횡무진으로 몸을 움직일 즈음, 굳은 버릇들은 어떻게 재구성되어 있을지 면밀히 살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