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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라는 타자                                               작성자 : 김수연

 

 

 아들의 ADHD증상으로 5년 전에 정신과를 방문했다. 아들의 병을 고치겠다고 찾아간 곳에서 나 역시 성인 ADHD 및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수치스럽고 괴로운 마음을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병치료는 약먹는 사람 정성이 반이라고 하지 않던가모자가 함께 진료일을
체크하고 약을 챙기는 모습은 생각처럼 절망적이지 않았다.

 아들과 함께 ADHD 정체성을 인정한 후 뇌부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을 유심히 시청해왔다진행자 중 두 명이 ADHD병력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이다. 특집방송에서 진행자들은 본인보다 더 권위 있는 선배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았다. 그는 후배 의사와의 긴 대화 끝에 침착한 성품을 가진 

아내와의 결혼이 가장 치료적인 환경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 진단은 나에게 놀라운 깨달음을 주었다. 신뢰할 수 있는 틀에 나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묶을 때 부유하던 중심이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평생 기질로 알고 살아온 산만한 버릇들을 내가 살아내야 하는 노릇에 현명하게 복종시킬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이르렀다

 선생님과 동학의 존재를 등대 삼아 나의 무의식과 언행을 장숙공부의 틀에 묶어보려 한다. 양자물리학에서는 관찰자의 존재 유무에 따라 관찰 결과가 

달라진다고 한다. 정신이 정진하기 위한 도전과 시도는 관찰자라는 타자의 존재와 조용한 인내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나는 장숙의 존재를 관찰자로 설정한 정신진화의 실험을 시작해버리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