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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정


1. 정신이 몸의 불확정성을 결정짓는다. 때문에 보이지 않는 타자의 정신을 배우는 길은 보이는 형식을 통해 우회할 수밖에 없다. 공부 전체도 결국 우회 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진리도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곧장 만날 수 없고, 시간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하셨다. 좋은 만남과 실천의 과정 속에서 끝없는 자기 변화를 통해 진리 자체가 자기 마음속에서 해소가 될 뿐, 진리가 반짝이는 보석 같이 저 멀리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정 속에서 마침내 달라진 자기 마음만 존재하게 된다고 하셨다. 공부란 멀리 있는 진리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바뀌는 것이다.


2. [어떤 장소의 구제]

공부를 통해 한 끝을 보려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장소화 시켜야만 합니다. 자기라는 장소를 구제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그전보다 밝아지고, 내가 머문 자리가 전보다 환해지고 깨끗해진다면 그 장소를 구제한 것이라고 하셨다. 매번의 장숙행 때 느끼는 것이지만 낯선 숙소에 도착하여 동학들이 일사분란하게 청소를 하고 사물들이 제 자리를 찾아 놓여지고 불을 밝히면 우리의 공부자리가 그대로 옮겨져 온 듯 그 장소는 차분해집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원래 있던 사물을 그대로 제자리에 돌려놓고 나오며 단빈이 말하였다. 아무도 왔다 간 것 같지 않다고.

누구를 만나든지, 어디에 있든지 나의 개입이 관계를, 장소를 구제하는 길인지 잘 살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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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예산군 광시면 서초정 1길 85  朴憲永 생가〉)



유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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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는 우리가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용서의 대상이 아니고, 진정한 선물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선물을 인식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용서도 선물도 불가능한 윤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용서도 선물도 가능하다고 하시며, 이것은 중용을 놓쳐버린 이론가들의 극단주의라고 하셨다. 인간이기에 실수를 면할 수 없고, 때로는 용서 받고 때로는 용서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인간이기에 선물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는 않아도, 스스로 뿌듯한 감정 정도는 가질 수 있지 않나? 이것이 신이 아닌 바로 인간다움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선생님께서 '내 가슴이 믿는 것을 머리로 의심하지 말라' 하시며 용서도 선물도 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큰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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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시장)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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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으면 구제를,
혼자 있으면 누림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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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숙행 교재)



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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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숙행 마지막 날, 차방에서 두 숙인의 의견이 엇갈렸을 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논쟁이 있는 것은 좋다고 보아요. 정답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 말을 막을 필요도 없지요."
그 순간 제 머리속에 뭔가 번쩍거렸습니다. 언제나 하나의 답으로 수렴하려던 제 습벽에 균열이 생기며 그 가운데 새어드는 빛 같기도 했습니다. 
이는 앞서 복습시간에 다루었던 '인정투쟁'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인정투쟁이 없는 상태는 다분이 이상적일 뿐이며, 인정투쟁은 인간이 사물이 아님을 알리는 중요한 행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투쟁의 방식이 문제이기에 현명한 방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셨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발생하는 모순이나 갈등 및 투쟁에 대한 다른 시선을 갖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장숙행 기간동안 '고명으로 국수의 자리를 구제'하는 장면을 몇 차례 볼 수 있었습니다. 고명 하나 제대로 얹지 못하는 제 미숙함을 알기에 어떻게 고명이 얹어지는지 그 과정을 유심히 살피며 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은 말이 오가는 중에 일어나는 것으로, 선생님께서 좋은 대화의 요건으로 꼽으신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봅니다. 좋은 대화는 범주나 층위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은 내용적 측면을 떠나서 놓인 자리에 대한 이해가 되어야 오해를 피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루어지는 '온전한 대화로 그 장소를 구제'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장숙행의 모든 순간이 배움의 자리였습니다.
선생님께 깊이 감사를 드리며 동학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