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은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
오랫동안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망각된 문장이었다.
얼마 전 홀로 앉아서, 사람은 유일하며 한 곳에만 있을 수 있는데, 왜, 나는 이곳에 앉아 있는가 하는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이곳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체념과 슬픔"에 잠겨 있을 때, 다시 저 문장이 인식의 밝음 속으로 나타났다. 뼈저린 윤리로 드러났다. 새삼스럽게, 이미 수차례 배웠던 것, 자기자신(만)을 아는 것이 밝은 것이며(自知者明), 사람이 남에게 관심을 둔다는 것의 자가당착(自家撞着, self-contradiction)과 사람은 남에게 관심을 둘 수 없다는 존재조건과 그래서 사람은 남에게 관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윤리가, "사람이 일없이 남을 볼 수 있는가?"하시던 오래전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이 그 자리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이치(爲己之學)를 앞으로 터득해나갈 셈으로 나는 홀로 앉아 있던 자리에서, 슬픔은 이미 희미해지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