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역사는 ‘바깥 거기(out there)’*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칼 세이건은 인류가 측량할 수 없는 긴 시간으로 인해 자신들의 기원을 잊고 살아가며, 그런 의미에서 인간을 출생 기록 한 장 없이 현관 앞에 버려진 갓난아이에 비유했다. 우주라는 공간 속 가스와 먼지 구름으로부터 생명이라는 존재의 탄생, 진화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여기 이곳(in here)’에 대해 조금은 선명해지지 않을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이 과학의 유일한 임무는 아니다.
그러나 과학에 부여된 한 가지 과제임은 분명하다.
-어반 슈뢰딩거, <과학과 휴머니즘>
*칼 세이건·앤 드루얀 <잃어버진 조상의 그림자>, 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