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인 一味
한여름 쥘부채를 쥐고 다니다 가끔씩 부채를 "촥" 펴서 부치곤 했다. 부칠 때 나는 바람도 바람이지만, 부채를 펼 때와 부치고 나서 접을 때 접은 부채로 왼손바닥을 쳐 "탁" 하는 소리를 냈는데 그 두 소리가 더 시원했다. 한데, 그 부채면에 시원한 시와 그림이 아니라 "自疆不息"이라는 글씨가 있었다.
도리켜 생각하니 나도 어지간히 멋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이라고 무에 달라졌을까마는.
= 柳宗元, 江雪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萬逕人蹤滅(만경인종멸)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산산 어디도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길길 모든 길 사람 자취 끊어졌네
외로운 배 도롱이 삿갓 쓴 노인
겨울 강에서 홀로 흰 눈 낚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