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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부산에서

<'동무론' 혹은, 연대과 공부가 겹치는 지혜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선생님의 강연이 열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신뢰, 어울림과 장소화, 응하기, 외출의 지혜, 몸을 끄--고 나간다, 비움 등의 지혜를 설명하시며,

'살기'라는 중력과 조건을 딛고 공부하려는 이들을 북돋아 주셨습니다.

부산 가이소 동학들의 손길로 온기가 더해진 강연장에는

먼 곳에서 온 이들을 위해 그리고 저녁 식사할 겨를 없이 강연에 참석한 이들을 위해 정성스런 다과도 마련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숙인-대구 가이소 학인-부산 가이소 학인들이 겹치며 인사를 나누기도 하였지요.

누구이신지요,

호의와 호감도, 지금의 나도, "아직"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며 

공부의 긴 실천으로 응답하려는 이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강연 당일 풍경과 선생님께서 주신 강연 원고 몇 문장을 발췌하여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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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관심이 그 모든 정신의 출발이라고 했듯호의와 호감은 (공부와 연대의 높이에서 보자면아직은 아무것도 아닌세속의 평지에 불과합니다동무연대의 이상은 신뢰인데신뢰는 그 내용이 없이 생겨나는(그러므로, ‘존재론적인반현실적 규제이념이고정감이나 이념가치나 신용 등으로 구성된 세속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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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동무들의 어울림이 온축되며, 다른 생활양식에 근간을 둔 공부의 이력이 무젖어 있고, 자본제적 기능과 속도 그리고 그 현혹연관(Verblendungszusammenhang)(아도르노)에 창의적으로 저항하는 아지트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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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화의 과정은 스스로 체득하고 인정하는 자발적 복종의 그늘 속을 통과하는 길입니다."


"약속이라는 틀은, (1)한나 아렌트의 지적처럼 미래의 불투명한 상호작용을 안정화하는 요식이기도 하지만, (2)동무연대의 가장 중요한 미덕인 신뢰로 나아가는 출발점이고, (3)스스로 자신을 묶어 만들어내는 자기명령의 세계가 곧 공부길이므로 바로 이 공부길의 터를 달구질로 다지고 초석(礎石)을 놓는 노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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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실효를 진득히 내려앉히는 길은 결국 에고의 외부에 나와 이웃들과 공동의 노동속에 잘 어울리면서 적절히 응할 수 있는 능력과 버릇을 얻는 것인데, 이는 자신의 새로운 생활양식을 지속가능하게 묶고 벼리고 키우는 이른바 연극적 실천을 통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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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과 종교를, 공부하며 다르게 살려고 애쓰는 학인 개인의 생활세계 속으로 생활미학화시키거나 혹은 존재신비론적 체험 속으로 수렴, 통합할 수 있도록 이 기획을 차츰 변침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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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의 텅 빈 중심에서 발원하는 창의성과 급진성을 학인 개인의 생활양식 속에 적용시키면서도 이를 생체항상적 중용/중도의 방향으로 변침한다면 보다 적합한 실용성이 생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는, 깨침으로부터 작은 생활의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비운다는 적은 관심의 지속이 요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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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든 자원이든 돈이든 혹은 인간관계든, 잉여의 것을 사용하는 방식은 곧 그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대하는 방식을 나타냅니다. 여행 중 옆 좌석의 승객은 흔히 게임을 하거나 주식을 하거나 유튜브의 쇼츠(shorts)를 보고 있는데, 이들이 승차 중에 얻는 잉여의 시간을 내내 이렇게 사용한다면 이들은 필경 어떤 형식의 삶에 붙들여 있을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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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가능성도 필요도 없어요. 한 사람이 그 사람과 주변을 바꿀 수 있으면 그것은 곧 그 자체로 가능성의 중심이 되어 실재의 역사에 기록되고 그 파문은 정신의 기억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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