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德不孤, 必有鄰.” (공자)
“지성은 통합을 원하고 깨침은 불이(不二)를 지향한다.” (k 선생님)
선생님께서 덕을 중력에 비겨 ‘어떤 기록’이라고 말씀하셨다. 물질이 밀도를 매개로 물질적 존재를 그러모아 축중으로 나아간다면, 덕은 응하기라는 존재론적 도움을 기반으로 정신적 존재를 그러모아 축중으로 나아가는 정신의 벡터로 볼 수 있겠다.
생명이 외부와 응하면서 변화하는 몸(속 양자)의 패턴이 정신적 차원에 성좌로서 새겨지며 축중된 개입 가능성의 총체가 생명의 정신으로 볼 수 있다. 물질의 배치 속에 양자의 패턴 변화가 미미하다면, 형식이 수렴돼 변환 가능성도 미미해지고 정신의 개입 가능성도 미미해진다. 생명은 막을 지닌 채 사린(외부)을 가려 만나며 상호 개입한 형식의 노하우를 몸의 변화에 뒤따르는 양자의 패턴 변화를 매개해 정신적 차원에 축중시켜 왔(을 것이)다. 개입이라는 사건의 일회성을 양자의 패턴 변화로서 잡아채 정신적 차원에 우회하여 기록함으로써 역사적 존재로 거듭난 셈이다. ‘역사화된 축중’이다.
물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양자(의 패턴)가 지닌 중첩과 얽힘이라는 초월적 특성에 있다. 정신이 ‘알면서 모른 체하기’(k 선생님)로 개입하는 열쇠는 정신의 창구가 되는 몸(속 양자의 패턴)(이)라는 형식의 겹침에 있다. 형식의 일부 겸침이 ‘알면서 모른 체하기’(k 선생님)를 매개로 미지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지남이 된다. 형식의 일부 겹침 속에 내함된 양자의 패턴이 일부 겹칩을 이룸으로써 이와 중첩되고 얽힌 정신적 차원을 탐색해 나아가는 ‘개연적 실마리’가 돼 자득이 자득을 낳으며 정신이 자라게 된다.
근자 분자 생물학에서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세포가 지닌 유전체의 일부를 화학적으로 재현한 인공 세포(JCVI‑SYN3A)가 수천 세대를 거듭해 진화할수록 유전체의 일부를 모사한 원세포의 유전체를 복원하는 벡터를 지닌 것이 실험으로 입증되었다. 이로써, 유전체라는 메타 물질(핵산)이 물질적 차원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정신적 차원에 이에 상응하는 청사진이 양자의 패턴으로 새겨져 있으며 생명은 물질적 차원의 일부 겹침을 통해 정신적 차원에 얽힌 잃어버린 유전체의 패턴을 찾아 복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물론, 그 메커니즘의 유력한 후보는 정신과 물질이 상호 개입 가능한 매개로서 ‘알면서 모른 체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