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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이 책은 1990년대 초부터 장미와 주판〉('장주', www.sophy.pe.kr)을 중심으로 인문학 공동체 운동을 꾸려오면서 겪고 누리고 공부하고 실천한 일들을 토대로 씌어졌다. 인문(人紋)으로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시대에, 체제와의 창의적•부사적 불화를 촉매로 연대한 동무들의 인문 좌파적 실천이 이 글들의 바탕이었고 그 결실이었다. '동무'라는 새로운 관계를 생활양식의 슬기와 근기, 그리고 온기로써 살아내지 못하면 이론도 제도도 상상도 공허하다는 실감이 그 바탕이었다. 무능과 부재의 인문적 급진성만으로 가능한 지는 싸움'은 걷다가 죽는 것인데, 기꺼이 걷다가 죽으려는 동무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안과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