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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언
두번째 강연집을 냅니다. 제목에 다 담지 못하는 여러 주제와 주장, 탐색과 대화까지 작은 선물처럼 배송되기를 바랍니다.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쓰지 않는 날이 없어 내 생각의 탑은 직립의 노동을 알고 있지만, 그 탑의 어두운 구석은 독자들의 질긴 개입으로 더 밝아질 것입니다. 서로 마주 보면서 응하는 강연이었기에, 더욱 글의 행간은 강의 장의 수많은 마음 사이로 잠시 피었다가 사라져간 이해와 오해, 탄식歎-과 감탄歎-, 미소와 냉소, 후회와 희망, 저항과 감사로 치면해 보입니다. 어쩌면 생활이 부실한 탓에 긴 세월 글쓰기를 일삼고 있으나, 서로 간에 이 글로써 다시 나은 생활을 희망할 수 있기를, 알기나 돕기보다 견실해야 할 '되기'의 공부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모든 사상 속에는 함부로 잊힌 감사의 적바림이 배어 있지요. 서언으로 이 책이 나오도록 도운 이웃들의 손길을 가만히 만질 수 있기를 빕니다.
2025년10월23일, 端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