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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평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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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이 책은 199510월부터 19967월 사이에 고교 독서 평설중학 독서 평설'고전 명저 평설'난에 연재했던 글을 한데 묶은 것이다. 한 권의 책으로 엮기 위해 가필(加筆)하는 과정에서 예상 독자를 고등학생으로 여겨 글의 난이도를 전체적으로 조정했다. 따라서 이 책은 우선 고등학생을 위해서 씌인 것이다.

그러나 실험 독서를 시켜 본 그간의 경험에 의하면 독자층이 다소 넓어질 수도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유달리 조숙하다고 할 수는 없는, 눈맑은 초등학교 학생 몇몇도 이 글의 상당 부분을 너끈히 읽어 내는 것을 지켜 보았고, 유달리 미숙하다고 할 수도 없는, 안경낀 대학원생 몇몇으로부터도 이 글의 상당 부분을 통해서 계몽의 즐거움을 느꼈다는 고백을 듣기도 했다. 무릇 연장이란 쓰기 나름이니, 결국 학생들이 이 책을 부리는 솜씨에 따라 그 내실(內實)이 결정될 터이다.

비록 고전이라도 엎어놓고 지나치면 한 뭉치의 종이일 뿐이지만, 펴서 그 세계에 눈뜨게 되면 인류 역사와 그 향방(向方)을 가늠케 하는 잣대로서 부족함이 없다. 무릇 고전이란 다만 낱낱의 책이 아니라, 한 사회와 한 문화권이 사고하고 상상하는 길을 대변해 주고 또 형성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여러 학생들이 이 작은 책을 계기로 고전의 세계에 눈뜨고, 그 깊은 맛과 높은 멋을 즐기며, 앎과 삶의 쉬임없는 자양분으로 삼아 나가기를 바란다. 다만, 이 책이 제공하는 고전 원문의 '요약'은 고전의 세계에 들어가는 징검다리의 구실에 국한되어야 하며, 원문 자체를 대신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을 힘주어 지적해 둔다.

이 조그만 책을 내 여동생 형숙(亨淑)의 분신인 조카딸 니나(Nina)에게 준다. 언젠가 외삼촌의 나라말을 제대로 익혀 일독(一讀) 하기를, 그리고 고전 속에서 성숙해 가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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